Konnichiwa~


19살 때 이제 한 살만 더 먹으면 성인이라는 생각에 나이를 먹는 게 진짜 너무 싫어서 짜증 나고 우울했다. 그때 무슨 드라마 ost로 아홉 수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어서 4shared로 엄청 들었는데. 어느새 이제는 또 다른 아홉 수인 29살을 먹었다. 조휴일이 '강아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도 진짜 이렇게 나이를 먹을 줄은 몰랐지. 아니 상상을 안 해봤다. 과연 오기나 할까 싶기도 했고. 근데 시간은 정말 빠르다.

올해로 29살을 먹고, 또 다른 아홉수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나이를 먹기 싫은 건 매한가지다. 하지만 옛날에는 그냥 짜증 나고 우울했다면 지금은 어쩔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이제 어떻게 살 것인지 더 현실적으로 변했다는 정도의 차이랄까?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 차이점은 어릴 땐 즐거웠던 기억들이 다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굳이 기록을 할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이제는 조금씩 잊어가는 게 생기고 나의 순간순간들이 휘발된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라는 사람도 조금씩 사라져 간다는 느낌을 받는달까나? 뭐 실제로 나이를 먹는다는 건 죽음에 가까워지는 거니깐 비슷하긴 하지. 아무튼 나라는 사람이 순간적으로 느낀 경험과 기억, 생각 등을 기록하고 아카이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건데 사람은 필연적인 단계를 거치며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20대에 느낄 수 있는 불안과 걱정, 혼란과 분노, 그리고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 그렇게 30대, 40대, 50대...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여러 경험과 생각을 거쳐 안정과 초연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 순간과 시기, 사회와 기술의 변화 속에서 삶을 겪은 사람만이 느낀 삶 속의 감정이나 생각과 같은 과정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이것들을 기록하고 사람들과 공유해서 공감과 이해심을 통한 유대와 인연이 이어지는 그런 걸 만들고 싶다. 돈을 목적으로 광고로 도배된 이름만 커뮤니티인 그런 게 아닌, 더 밀도 있고 긴밀한 관계의 무언가라고나 할까나?

작은 것들에도 의미를 느끼며 감정에 빠져 호들갑 떠는 것도, 그걸 현학적인 단어로 오바하면서 글을 쓰는 것도, 그런 내 생각과 기분을 남에게 공유하는 걸 사실 싫어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웹사이트를 만들고 이렇게 생각과 기억을 글로 적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과연 몇 명이나 이 웹사이트에 들어오고 글을 볼지, 아마 극소수겠지. 그럼에도 난 항상 이런 것들에 갈증을 느꼈다. 파편화되고 무관심해져 가는 시대에 무언가를 통해 서로의 유대와 이해심으로 이어진 그런 것. 이런 걸 내 주변에 만들고 싶다. 그런 것들로 이어지고 싶은 욕망은 아마 죽을 때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삶의 공허와 허무, 권태를 달랠 수 있는 건 이게 유일하지 않을까? 일종의 진통제 같다. 아무튼 유튜브에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콘텐츠 만큼의 주기는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이 웹사이트에 기록을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심하거든요 ㅋㅋ 님들도 많이 방문해 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세요~ (^o^v)


2026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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